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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미 행정부 바뀌었어도 EU·미국간, 국민간 우정 안 변해



트럼프의 적 언급에 "미국은 EU의 절친한 친구"…감정적 대응 자제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EU를 미국의적(Foe)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겉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보다는 "미국은 EU의 친구"라고 강조하면서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했다.
또 미국에서 행정부가 바뀌었다고 해서 EU와 미국 간, 양측 국민 간 우정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역설하며 미국과의 뿌리 깊은 우호 관계를 역설했다.
그동안 미국과 EU는 지난 70년간 구소련 및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토대로 서로를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방송된 미국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통상에서 우리에게 하는 것을 보면 EU는 우리의 적(foe)"이라면서 "당신들은 EU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들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 12일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안보 능력에 무임승차해 충분한 국방비를 지출하지 않으면서도 무역에서 막대한 이득을 보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정례 EU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내가 언론인이었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은 누구를 친구로 간주하느냐고 물었을 것"이라면서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누가 우리의 친구인지 명확하다"며 "내가 수차례 말했지만, 행정부가 바뀌었다고 국가 간, 국민 간 우정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확실하게 미국을 친구, 파트너로 그것도 절친한 친구, 파트너로 간주하고 있고, 앞으로도 항상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전 세계에 많은 다른 친구들이 있다"면서 캐나다,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을 거론했다.
이어 "우리는 누가 우리의 친구인가 명확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미국 또한 누가 그들의 친구인지 명확한 생각을 갖기를 바란다"고 점잖게 꼬집었다.
EU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EU는 가장 친한 친구"라면서 "그 누구든 우리(EU와 미국)가 적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투스크 의장은 또 이날 핀란드 헬싱키에서 첫 공식 정상회담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물론 중국 측에 EU와 무역전쟁을 피하고 충돌이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협력하자고 촉구했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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