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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 베이커, 또 구원 등판할까?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워싱턴 내셔널스 시절의 더스티 베이커 감독.fnDB
더스티 베이커(71) 전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이 엉망으로 변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수렁에서 건져낼 수 있을까. 휴스턴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제프 르나우 단장과 A J 힌치 감독을 한꺼번에 경질했다.

2017년 월드시리즈서 전자장비를 이용해 상대팀(LA 다저스) 배터리의 사인을 훔쳐봤다는 중대한 혐의 때문이었다. 후폭풍은 거셌다. 온갖 비난이 쏟아졌고,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과 뉴욕 메츠와 갓 감독 계약한 카를로스 벨트란 감독이 졸지에 전(前)이라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달아야 했다.

사건의 진원지는 휴스턴이다. 애스트로스를 진흙탕에서 구해낼 차기 감독으로 더스티 베이커와 벅 쇼월터 전 볼티모어 감독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언론 시카고 트리뷴의 폴 설리반 기자는 21일 자신의 칼럼에서 베이커를 적임자로 추천했다.

시카고 컵스 담당기자인 설리반은 2003년부터 4년간 가까이서 베이커를 지켜봤다. 당시 컵스에는 금지약물 복용으로 비난받던 세미 소사가 있었다. 현재 휴스턴이 처한 상황과 매우 흡사했다. 설리반 기자는 "베이커가 선수 편에 서서 더 이상 사건이 확대되지 않도록 잘 막아줬다. 당시를 되돌아보면 지금 휴스턴에는 베이커 같은 해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휴스턴에는 호세 알투베나 알렉스 브레그먼 등 감독의 보호막이 필요한 선수가 있다. 알투베나 브레그먼은 상대의 사인을 전달받기 위한 장비를 착용한 채 경기를 치렀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더스티 베이커는 흥미로운 인물이다. 그는 드물게 선수로도 감독으로도 모두 성공했다. LA 다저스 등에서 19년 동안 선수로 활약하면서 두 번 올스타에 선정됐고 골드글러브도 한 차례 수상했다.

베이커는 4개팀서 20년간 감독을 역임했다. 세 차례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에 뽑혔다. 통산 1863승1636패를 기록. 선수로는 242개 홈런과 1013타점 2할7푼8리의 통산 타율을 남겼다.

베이커는 덕장이다. 그는 사고를 수습할 줄 안다. 베이커는 소사와 배리 본즈(당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사태를 경험했다. 컵스 선수들과 언론이 금지약물과 부정 배트 사용을 놓고 언쟁을 벌일 당시 중재자 노릇을 잘 해냈다.

소사는 코르크를 삽입시킨 압축배트를 사용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베이커는 선수 편을 들었다. 베이커는 "우리 가운데 소사에게 돌을 던질 사람이 있으면 나와보라. 그렇다면 그는 성자일 것이다"며 소사를 엄호했다. 결국 소사는 7경기 출전 정지라는 가벼운 징계에 그쳤다.

베이커는 투수 혹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롭 넨(전 샌프란시스코), 케리 우드(전 시카고 컵스) 등을 망가뜨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렇지만 비상한 위기 탈출 해결사 능력을 지녔다. LA 에인절스로 자리를 옮긴 조 매든 감독과의 라이벌전도 기대된다. 두 사람 다 세 차례 올해의 감독에 선정된 명장이다. 승수(1863-1225)에선 베이커, 월드시리즈 우승(2-0)에선 매든이 우위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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