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야생화 군락, 외발산동 삼양원을 아시나요

과거 삼양원이었던 메이필드호텔 정원의 겨울 정취

지금 호텔 들어섰지만, 정원 정취 그대로

큰 마당 가족 뛰면서 노는 곳, 한식 계승

인근 마곡에 빼곡한 아파트 단지와 대조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199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허허벌판 마곡동은 물론이고 서울시내에서 멀지 않은 가양동 조차 거리가 번화하지 않았다.

강서구청 사거리를 지난 다음엔 텅빈 마곡 벌판을 한참 지난 뒤에야 김포공항 입구 송정동에서 작은 거리를 만났다. 마곡 남서쪽 외발산동, 마곡 북서쪽 방화동엔 집이 별로 없었다.

송정동을 빼곤 발산, 방화, 마곡동 주민들의 주업은 농업이었다. 그 중에서 외발산동은 가장 외졌다. 동쪽 화곡동과 경계를 이루는 수명산의 서쪽 가장자리에 있는 외발산동엔 그래서 숲이 많았다.

이곳에는 야생화가 아름답게 피고, 수목들이 많아 조경농장 삼양원(森養園)이 있었다. 이름 그대로 건강한 수목과 화초가 자라는 동산. 여기에 전통 한식을 대접하는 한식당도 있었다.

상전벽해. 이곳에 둥지를 튼 메이필드호텔은 삼양원의 자연 환경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야생화가 70여종이나 피고, 정원의 메인 색깔이 장미, 국화 등 계절에 따라 바뀌는 사이 소나무의 푸르름이 사계절 지킨다.

글로벌 항공사의 내-외국인 승무원, 가장 한국적인 것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국내-외 관광객, 뛰어놀기 좋아하는 액티브 패밀리 등이 자주 이용하는 이 호텔은 서울 시내 20~30개 특급호텔 중 정통 한식당을 보유한 4곳 중 하나이다. 숲과 한식당 전통까지 이어받은 것이다. 남들이 장사가 안된다고 한식당을 포기할 때, 끝까지 움켜쥔채 발효과학 등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봄에는 들판이 넓고 화초가 방창하니, 손님 가족들이 벌이는 어린이날 행사가 무슨 체육대회 처럼 크다. 겨울이 오면 메이필드 정원은 눈 내리는 숲속으로 변한다.

겨울이 되고 눈이 심심찮게 내리자, 삼양원 숲속에 산타할아버지가 온다고 한다. 아울러 피부가 팽팽해지는 미용테라피도 한단다. 전통과 환경을 고수하던 메이필드가 이젠 끼를 부리나 싶은, 마케팅 수단이겠지만, 아마 학업에서 해방돼 방학을 맞은 아이들, 일-가정 함께 건사하던 ‘수퍼우먼’들 위로용인듯 하다.

김포공항에 갈 때 마다, 나무 목(木)자 세 개로 이름을 지은 ‘삼양원’이 생각난다. 아마 마곡, 방화일대에 빼곡히 들어선 잿빛 아파트과 극명한 대조를 보이기 때문인 듯 하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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