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 ‘로이킴숲’철거했다고 했지만, 결국 ‘반쪽 철거’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강남구청이 음란물 유포 혐의로 입건된 가수 로이킴(본명 김상우·26)의 이름을 따 조성된 ‘로이킴 숲’을 철거했다고 밝혔지만, “로이킴의 팬들이 로이킴의 앨범 발매를 기념하여 만든 로이킴숲”이라는 적힌 팻말은 그대로 나둬 반쪽 철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1일 강남구청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구청은 지난 17일 서울강남구 개포동의 달터근린공원 내에 ‘로이킴 숲’안에서, 로이킴을 알리는 표식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로이킴에 대한 여론이 안좋아지는 상황에서 그대로 두는 것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팬 등과의 협의 없이 강남구청 독자적으로 로이킴의 표식을 제거했다. 숲에는 로이킴의 어떤 흔적도 없다”고 밝혔다.

‘로이킴 숲’은 로이킴이 2013년 Mnet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에서 우승 후 정규음반 1집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 발매 당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나무를 심었고 로이킴은 숲 내에 정자를 지었다. ‘로이킴 숲’이 위치한 달터근린공원은 서울시 소유로 강남구청이 관리한다. 강남구청은 로이킴 숲 조성 협의에 참여했다.

로이킴 숲에는 로이킴을 알리는 표식이 세가지가 있었다. 로이킴 숲에는 ‘TO 로이킴‘이라는 빨간 우체통, 정자에 ’가수 로이킴 숲‘이라는 팻말, 그리고 숲앞에 세워져 있는 ‘로이킴의 팬들이 로이킴의 앨범 발매를 기념해 만든 로이킴 숲’이라는 팻말이다.

흔적을 완전히 지웠다는 강남구청의 설명과는 달리, ‘로이킴의 팬들이 로이킴의 앨범 발매를 기념해 만든 로이킴 숲’이라는 팻말은 철거되지 않았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이 부분은 숲 조성에 참여한 사회적 기업과 팬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사회적 기업쪽에서도 현재 난감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쪽 철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숲은 로이킴이 음란물 유포 혐의로 입건되면서 존폐 논란이 일었다. 로이킴은 가수 정준영(30) 등이 있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음란물 사진을 올린 혐의(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로 지난 4일 경찰에 입건됐다. 미국에 체류하고 있던 로이킴은 지난 9일 오전 귀국했고 다음날인 1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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