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예방접종 사업 살펴보니…4~5개 업체 돌아가며 납품

검찰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검찰이 국가예방접종 사업 관련 담합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군부대에서 예방접종 사업은 4~5개 업체가 돌아가며 납품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헤럴드경제가 확인한 국방부의 ‘2014~2019년 예방접종 시행내역’에 따르면 국방부는 A형간염, 파상풍, 수막구균, 인플루엔자, 신증후군출혈열, 장티푸스, 클로로퀸, 프리마퀸, MMR(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 등 9개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 사업을 진행했다. 각 사업의 규모는 매년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적게는 7000만 원대에서 많게는 160억 원대에 이르렀다.

대부분 사업은 특정 도매업체가 독점하다시피 했다.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인 수막구균 백신은 2014년~2016년까지 A업체가 납품했다. 2017년과 2018년 B업체에서 납품하는듯 하다가 올해부터 다시 A업체가 공급을 하고 있다.

프리마퀸, MMR, 신증후군출혈열, 장티푸스와 같은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은 C업체과 D업체 등에서 5년째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특정 업체가 복수의 질병 백신을 납품하는 경우도 보였다. A형간염을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납품하는 E업체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파상풍(TDaP)에 대해서도 납품을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국가예방접종사업(NIP)를 통해 군부대 등에 납품되는 백신을 특정 제약사와 도매업체들이 짬짜미로 가격을 정해 납품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들러리 도매상’을 세우는 등 입찰 담합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구상엽)는 9일 입찰방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횡령, 배임증재 등의 혐의로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 이모(40) 씨를 구속기소 했다. 이 씨는 백신납87품사업 입찰 과정에서 100억원대 담합에 가담하고 회삿돈 10억원을 빼돌려 백신 제조사 임원에게 3억원대 뒷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이 씨 등 도매업자 3명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한국백신 임원 안모(51) 씨도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한국백신 최모(61) 대표이사에 대해선 공정거래법 위반(출고조절로 인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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