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없는 사회로 ‘한걸음 더’

우리 사회가 동전이나 지폐와 같은 현금을 쓸 일이 거의 없는 ‘캐시리스(cashless)’로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계의 거래용 현금(지폐) 보유액은 평균 7만8000원으로, 2015년의 11만6000원보다 3만8000원(33%) 줄었다.

한은이 지난해 10월22일∼12월5일 가구주 1100명, 종업원 5인 이상 기업체 1100개(현금전문 취급업체 100개 포함)를 상대로 설문을 할 당시 응답자가 지갑이나 주머니에 소지한 현금 보유액이다. 2015년 설문할 때보다 물건을 사거나 경조사비 등에 쓸 목적으로 들고 다니는 현금 보유액이 크게 줄었다는 뜻이다.

연령대별로 20대의 거래용 보유액이 5만4000원으로 가장 적었고, 30대(6만7000원), 60대 이상(6만7000원), 40대(9만1000원), 50대(10만5000원) 순으로 현금 소지액이 많았다.

현금이 가계의 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1%로 신용·체크카드(52.0%)에 비해 낮았다. 3년 전 조사에서는 현금(38.8%)과 신용·체크카드(37.4%) 비중이 비슷했다. 용도별 현금지출액을 보면 상품 및 서비스 구입이 61.8%였고, 사적 이전지출·경조금 등 개인 간 거래가 37.6%를 차지했다. 현금으로 상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는 장소별 비중은 전통시장(40.2%), 슈퍼마켓(24.4%), 편의점(10.3%) 순이었다.
조사대상 가계의 23.3%가 비상시를 대비해 집이나 사무실 등에 예비용 현금을 보유한다고 응답했는데, 가계당 보유 규모는 54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조사 때에는 조사대상 27.0%가 평균 69만3000만원을 가졌다고 해 예비용 현금도 3년 새 22%가량 감소했다.

소득별로 예비용 현금 보유액을 보면 월소득 100만원 미만 가계가 평균 20만5000원, 월소득 500만원 이상 가계는 평균 78만9000원이었다.

현금 없는 사회가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있다’(35.4%), ‘단기간 내 있다’(15.9%)고 밝혀 절반가량이 동의했다.

현금 없는 사회로 이행 시 긍정적 효과에 대한 응답으로는 ‘탈세방지 및 지하경제 축소’(42.3%)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현금의 도난·분실 위험 및 보관비용 감소’(29.5%), ‘현금 관련 강력범죄 단절’(17.6%) 등의 순이었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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