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황금장갑’에 린드블럼… 외국인으론 두 번째 2년 연속 수상

올해 20승(3패)을 거두며 두산의 통합 챔피언 달성을 이끈 조쉬 린드블럼(32)은 자신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지난달 25일 열렸던 KBO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의료봉사 활동을 위해 요르단에 있었기 때문이다.

MVP를 탄 외국인 선수 가운데 역대 시상식에 유일한 불참자였다. 본인도 못내 그 점이 아쉬웠던 듯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9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는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올해 뛰었던 두산이 보류권을 포기하면서 재계약하지 않는 등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는 가운데서도 한국팬들에게 인사하고 떠나겠다는 생각이 컸다.

린드블럼이 그 인사를 수상소감으로 했다. 그는 이날 투수 부문에서 유효투표수 347표 가운데 268표를 받아 2위 양현종(KIA·58표)을 큰 차로 따돌리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자가 됐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골든글러브를 2년 연속 수상한 외국인 선수는 1루수 부문의 에릭 테임즈(전 NC·2015∼2016년)에 이어 린드블럼이 두 번째다. 또한 투수 부문에서 2연속 수상이 나온 것도 1998~1999년 현대 정민태에 이어 20년 만의 대기록이다. 린드블럼은 “12년 프로 생활 중 5시즌을 한국에서 보냈다. 내 아이들은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더 길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한국 사람’이다. 모든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비록 두산에 밀려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던 키움은 이날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4개의 황금장갑을 가져가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유격수 부문의 김하성(24)은 325표를 받아 이날 최다득표의 영광을 안았다. 특히 내년 해외진출을 위한 포스팅 자격을 얻게 되는 김하성은 이날 키움 구단으로부터 해외 도전 허락까지 받았음을 알리면서 “내년 이후에도 한국에 있다면 더 좋은 활약을 보이겠다”는 의미심장한 수상소감을 밝혔다. 김하성 외에도 키움은 외야수 부문에서 이정후(21)와 제리 샌즈(32), 1루수 부문의 박병호(33)까지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하성과 이정후는 2년 연속, 박병호는 통산 5번째 수상이다.

한편 최정(32·SK)은 통산 6번째로 3루수 부문 수상자로 호명되며 김한수 전 삼성 감독과 역대 3루수 부문 최다 수상 2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역대 3루수 최다수상자는 한대화 전 한화 감독의 8회다. 35년 만에 포수 타격왕에 등극한 양의지(32·NC)는 통산 5번째로 골든 글러브를 받아 강민호(삼성)와 더불어 현역 포수 최다 수상자가 됐다. 또한 데뷔 7년 차 박민우(26·NC)는 2루수 부문에서 생애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KT 멜 로하스 주니어(29·외야수)와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31·지명타자)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성실한 팬 서비스와 다양한 기부 활동을 펼친 잠수함 투수 박종훈(SK)은 사랑의 골든글러브상을, 채은성(LG)은 페어플레이상을 받았다. KBO리그 유일한 4할 타자 백인천 전 감독은 공로패를 수상했다. 배영수(두산)는 한국스포츠사진기자회가 뽑은 골든포토상을 은퇴선물로 챙겼다.

송용준·박유빈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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