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악재에도… 반도체·2차전지株 상승장 계속된다 [마이머니]

특히 반도체주의 선방이 기대 이상이었다. 코로나19의 발병지가 중국 대도시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 가동이 중단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창궐이라는 악재에도 올해 반도체 수요 상승 기대감과 중국 현지 반도체 공장의 지속적인 가동 등으로 반도체주는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종목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4일 기준 6만1800원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도 같은 날 10만4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반도체 경기가 살아난다는 기대감으로 반도체 종목 주가는 상승장이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20일 사상 최고치인 6만2800원을 기록하면서 주식 역사를 새로 썼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12월 2일 8만500원이었던 주가가 한 달여 만에 28.6%나 뛰기도 했다.

코로나19 공포가 한창이던 지난달 3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3.21%, -3.98% 급락하기도 했으나,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어 최고가를 새로 쓰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에도 빠지지 않는 반도체주

코로나19가 반도체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가동 중단되지 않은 것이 꼽힌다.

삼성전자의 시안 반도체 공장과 D램을 만드는 SK하이닉스의 우시 반도체 공장은 현재 24시간 돌아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많은 제조업체에 공장 가동 중단을 권고했으나 반도체 공장은 가동을 허용했다. 반도체 제조라인 특성상 한번 가동을 중단하면 설비 재점검을 포함해 재가동까지 두 달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코로나19의 악재를 누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b 기준) 현물가격은 올해 초인 지난달 2일 3.03달러에서 한 달 만인 이달 4일 3.48달러로 올랐다. 지난해 12월 9일 2.73달러에서 27.5% 오른 수치다.

D램 현물가격은 매달 발표되는 D램 고정가격의 선행지표로 반도체 가격 추이를 알 수 있게 해준다. D램 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로 꾸준히 상승한 바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 10일 무렵에는 전자제품 수요가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우려 등으로 D램 가격이 3.41달러로 잠시 주춤했으나, 5세대(5G) 이동통신 보급 확산과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서버 투자 증대에 따른 수요가 반도체 경기를 견인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D램과 낸드의 재고 레벨이 지난해 대비 많이 낮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상승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수요 둔화와 공급망 혼란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메모리 사이클의 상승세는 큰 변화없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차전지주’도 전염병 영향 미미

반도체주뿐만 아니라 ‘2차전지주’도 코로나19 확산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 나스닥의 테슬라 주가가 반년 사이 300% 이상 상승하는 ‘대박’을 내는 등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성장 기대감이 2차전지 업체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삼성SDI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15% 오른 33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인 지난달 3일 1주당 22만9000원이었던 삼성SDI 주가는 무려 47.1% 상승했다.

삼성SDI의 강세는 2차전지 양극재 제조업체인 에코프로비엠과 차세대 양극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배터리 소재·부품 기업도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양극재 기업인 엘앤에프는 이달 들어 11.52% 상승했고, 전해질 기업인 천보는 14.78% 오르는 등 배터리 소재·부품 기업들이 10% 이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개별 종목 장세가 강화되고 있는 것도 2차전지주 강세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주를 대체할 만한 종목들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2차전지 종목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증권 어플리케이션인 ‘증권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모바일 주식 투자자의 인기를 얻은 분야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전염병 △반도체 △2차전지 △안전자산 등이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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