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카페 만들면 지방 중소기업에 청년 몰릴 것” 황교안 발언 후폭풍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강원도 철원군에 있는 육군 3사단을 방문, GP(감시초소) 철거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전투모를 착용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중소기업을 방문해 청년 일자리 대책 일환이라며 내놓은 발언이 후폭풍을 부르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22일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에 위치한 한 카시트 제조업체에서 현지 중소기업인 10여명과 가진 간담회를 갖고"중소기업, 지방기업도 굉장히 많은 가능성이 있지만 지방에 있는 명문 기업을 가보면 근무 여건이 좋고 후생복지가 많은데 무조건 안 간다"면서"지난 정부에서 교육개혁을 추진했는데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젊은이들의 인식 문제도 중요하다. 다들 대기업, 공무원만 되려 하니 중소기업은 안중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지방 중소기업도 사내 카페를 멋지게 만들어 회사 가는 게 즐겁도록 만들면 지방으로 가게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근로요건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치권과 누리꾼들이 즉각 황 대표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청년실업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정의당은 24일 논평을 발표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중동에 가라고 하더니, 황 대표의 청년 실업 대책은 중소기업 사내카페인 모양이다”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취업준비를 하는 것은 자신의 불안정한 미래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 저임금 때문이다”라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중소기업이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할 수 있게 기업의 이익을 나누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더 많은 예산을 투여하고, 기업으로 하여금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 인상, 고용안정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답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절대로 그러할 계획이 없으니, '즐거운 사내카페'와 같은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 가능한 것”이라며 “한국당은 출산주도성장을 말하더니, 이번에는 카페주도성장인가 싶다”고 쏘아붙였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보좌관도 비판에 가세했다. 김성회 보좌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려 황 대표를 비판했다.
“77년에 대학 입학해 1980년 징병검사에서 담마진 판정을 받아 군면제. 공무원 되려고 사법고시 준비 중에 벌어진 일. 그리고 사법고시 합격해 공안검사로 국가가 정해준 규격 생각 외에 생각하는 자들을 처벌하는 일로 평생을 살았다. 법무부 장관이 되어 생각이 다른 정당을 해산시키고 생각이 같은 박근혜의 국무총리가 되었다. 공무원 되려는 젊은이들의 인식이 문제라 일침을 놓으며 회사 안에 카페를 만들면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갈 거라 지침을 내어놓으시는데. 하아, 어디부터 조언을 드려야 할지…. 사회적으론 성공했지만 도통 보통 사람들의 인생을 전혀 모르는 이런 분들에게 국정 운영이라는 칼을 쥐어드리기가. 무섭다. 박근혜만큼.”
상당수 누리꾼도 황 대표의 가벼운 발언을 비판하고 있다. 일부 반응을 모아봤다.
“지방 중소기업 대부분 최저임금 주는데. 최저임금 몇백원 올리는 거는 죽자 사자 반대하면서 지방에 돈 많이 주는 좋은 중소기업이 많다고 말한다.”
“이렇게 현실을 모르면서 정부를 비판하다니 코미디를 하는구나? 대기업의 60%도 안 되는 월급을 주면서 신분 보장까지 안 되는데 당신 아들 같으면 가겠냐?”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에도 가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야.”
“니들 눈에 청년은 박봉에 볕도 안 드는 월세 집에 아이 두세 명씩 낳고 기르면서 입에 겨우 풀칠만 하고 살아야 맞지. 안 그래?”
“그대는? 그래서 공안검사에 총리까지 꽃길만 걸었나요.”
“사내에 카페가 생기면 회사가 멋져지는구나. 그래서 사람들이 회사를 막 가고 싶다는 거 처음 알았네.”

허블검색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