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베인 체험기, 변수가 많은 소울라이크 게임

'코드 베인' 게임 내 대기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코드 베인' 게임 내 대기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지난 2017년, '갓 이터' 분위기의 '다크 소울'이라는 별명으로 화제가 된 게임이 있다. 반다이남코 신작 '코드 베인'이다. 이 게임은 당초 2018년 9월 출시 예정이었으나 이어지는 발매 연기로 팬들을 애타게 만들기도 했다.

뜸해진 소식만큼 게임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식어가던 찰나, 반다이남코가 지난 5월 '코드 베인'의 연내 출시를 공표하며 PS4 버전 테스터 모집을 시작했다. 게임메카는 16일 진행된 미디어 체험회를 통해 관심이 재점화된 '코드 베인'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참고로 이 체험판은 지난 9일부터 참가자 모집을 시작한 테스트 버전이며, 5월 중 참가자를 선정해 테스트를 시작한다.

▲ '코드 베인' 4차 PV 영상 공식 한국어 버전 (영상출처: 반다이남코 아시아 공식 유튜브 채널)

첫 인상은 매력적인 캐릭터 게임

사실, 개인적으로 '다크 소울'과 같은 소울라이크 장르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코드 베인'은 적어도 첫인상에선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낯익은 애니메이션풍 그래픽이 심신을 안정시켰고, 자유도 높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으로 나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즐거움이 있었다. 매력적인 캐릭터 게임을 시작하는 듯한 모습에 자연스레 긴장감이 풀어졌다.

미리 준비된 외견 설정은 남녀 각각 32종씩, 총 64가지가 존재한다. 이를 바탕으로 피부색, 헤어스타일, 눈썹 등 외모부터 의복과 악세사리까지 매우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캐릭터 이름과 별칭도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어 재미를 더한다. 커스터마이징에 너무 빠져든 나머지 본 게임을 즐길 시간을 조금 뺏겼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 정말 무궁무진한 설정이 가능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사진: 게임메카 촬영)

친절한 튜토리얼을 마치면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된다. '심판의 가시'에 의해 세계가 종말을 맞이한 근미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이 바탕이며, 주인공은 '레버넌트'라는 흡혈귀다. '흡혈귀'와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각각의 소재는 흔한 편이기 때문에 자칫 식상할 수 있지만, '코드 베인'은 이런 소재를 잘 버무려 흥미로운 서사를 만들어냈다. 피지컬이 따라주지 않아 첫 보스밖에 클리어하지 못했지만, 그새 스토리에 푹 빠져들어 의욕이 불타올랐다.

'코드 베인' 스토리에 흡입력이 느껴지는 배경에는 앞서 설명한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다. 먼저 주인공의 외모부터 이름까지 직접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애착이 가는데, 그런 캐릭터가 평범한 '레버넌트'와 다른 특출난 재능을 뽐내는 장면을 보고 있자면 이러한 능력의 근원이 자연스레 궁금해진다. 질제로 메인 스토리 중심 축 중 하나이기도 하기에, 자연스레 초반부터 스토리에 몰입하게 된다. '다크 소울' 시리즈가 '프롬뇌'까지 동원해야만 겨우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부분이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하나 둘씩 합류하는 '동료'들은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다. 험난한 전장을 홀로 해쳐 나가야 하는 '다크 소울'과 달리, '코드 베인'은 동료와 함께 전투를 할 수 있다. 동료들의 전투력은 꽤 훌륭하기 때문에 전투에서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동료 캐릭터 하나하나가 각자 개성이 뚜렷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어 '코드 베인' 세계관에 깊이를 더한다. 단적인 예로 처음으로 함께 싸우는 동료인 '올리버'의 과거를 통해 소수 '레버넌트'만이 부와 권력을 독식하는 '코드 베인' 세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 튜토리얼이 상당히 친절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컷신을 통해 스토리를 감상하는 재미도 상당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보스 클리어

앞서 '갓 이터' 분위기의 '다크 소울'이라고 소개했듯, 게임의 주 콘텐츠는 전투다. '다크 소울'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했다. 특히나 소울라이크 장르에 약한 기자는 시연 시간 내내 죽음과 함께 했다.

첫 미션은 '로스트'가 우글거리는 어두컴컴한 지하를 탐색하는 것이었다. 처음 만나는 '로스트'는 무기나 방어구 없이 그저 몸으로 부딪히는 친구였기에 일반 공격만으로도 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 거기에 동료까지 있어 딱히 어렵진 않다. 그러나 의외의 복병이 있었으니, 바로 지형이었다. 정신없이 전투를 즐기다 갑자기 벼랑 끝으로 떨어지는 의문사를 몇 번 경험한 것.

또 다른 난관은 흡혈 공격이다. 주인공은 흡혈귀로, 스킬인 '연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명혈' 게이지를 소모한다. 이 '명혈' 게이지는 저절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어서 게임 중간중간 흡혈 공격을 이용해 적으로부터 꾸준히 흡수해야 한다. 그런데 이 흡혈 공격이란 게 상당히 쓰기 어렵다. 딜레이가 상당해 초반 적들도 곧잘 회피하기 때문이다.

흡혈 공격에 성공해 피를 모았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포커싱 기능을 이용해 공격할 적을 지정한 후 어느 정도 거리까지 접근해 공격할 것인지, 어떻게 회피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타이밍에 '연혈' 스킬을 사용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무작정 적에게 달려 들었다가는 헛손질만 반복하다 적에게 얻어맞고 사망에 이르게 된다.

무기 특성도 잘 고려해야 한다. 전투도끼 바디체 같은 무거운 무기의 경우 한 방 대미지는 강하지만, 공격속도가 느리고 연타가 어렵다. 총검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지만, 이 원거리 일반 공격이 '명혈'을 소비해 흡혈 공격 의존도가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이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했던 기자는 총검을 난사하다 두 번 정도 사망했다. 따라서 자신의 플레이 성향 뿐 아니라 그때그때 나오는 적과 환경에 맞춰 무기를 교체하는 방식의 플레이가 필요하다. 무기는 한 번에 두 가지씩 착용할 수 있으며, 전투 중에도 얼마든지 변경이 가능하다.


▲ 죽을 때마다 무기 탓인줄 알고 무기를 바꿨다. 결국 손이 문제였지만 (사진: 게임메카 촬영)

우여곡절 끝에 첫 번째 보스에 도달했으나, 난관은 계속됐다. 보스는 동료 캐릭터에게 시선을 주다가도 갑자기 주인공을 공격하는 등 꽤나 변칙적인 패턴을 사용한다. 일반 '로스트'에게 공격을 받을 경우 4~5방 정도에 죽음의 문턱에 서는데, 보스의 공격력은 차원이 달라 한 방만 맞아도 위험하다. 특히나 체력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2페이즈로 진입하는데, 공격력과 공격 범위가 더욱 넓어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동료 캐릭터 성능이 상당히 좋다는 점이다. 주인공 캐릭터에 시선이 끌린 보스를 동료가 착실히 공격해주기 때문에, 회피만 신경써서 한다면 첫 번째 보스는 예상 외로 쉽게 클리어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소울라이크 류의 긴장감과 패턴 파훼라는 기본은 충실하게 지키되, 흡혈 공격과 스킬을 통한 '명혈' 게이지 관리가 더해져 더욱 액션 자유도를 높인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타격감과 사운드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다만 전반적인 공격 모션이 단조롭고 템포가 좀 느린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 첫 번째 보스 클리어 장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초반 미션 플레이만으로도 '코드 베인'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확실히 이해했다. 여타 소울라이크 류 게임에 없는 '동료' 시스템은 초보 유저에게는 상당한 버팀돌로 작용하며, 숙련자에게도 전술 선택의 폭을 넓혀 준다. '연혈' 스킬과 흡혈, 다양한 무기 역시 게임에 있어 다양한 변수를 제공한다. 여기에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미로운 스토리는 다소 높은 난이도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돼 준다.

작년까지만 해도 출시 연기에 잠시 실망했었지만,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완성도를 갖추고 온 것 같아 안심이다. 다만, 기자의 안타까운 곰손 탓에 미션 클리어만으로 시간을 다 잡아먹어 후반 콘텐츠인 '심층필드'를 미처 플레이 하지 못 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허블검색
허블검색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