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부터 실무자까지… 청탁 없었는데 알아서 합격 후 취소 해프닝도

채용비리 6개 은행 38명 기소

채용비리 민낯 드러나

필기·면접전형 점수 수정
학벌·성별 차별해 채용
임원 자녀인줄 알고
동명이인 합격시켰다 취소도

부산은행 10명 기소 최다
전·현직 은행장 4명도 포함


고윤상 기자 짐작했던 것보다 은행권의 채용비리 관행은 훨씬 광범위했다.
대검찰청 반부패부(부장검사 김우현 검사장)가 17일 발표한 6개 시중은행에 대한 채용비리 수사 결과는 은행권의 부끄러운 채용비리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꽂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실무자부터 임원진에 이르기까지 조직적·암묵적으로 비리에 관여한 혐의와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줄줄이 포착됐다.




거래처·고객관리용 비리 많아

검찰은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국민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 등 총 6곳을 수사해 12명을 구속 기소하고 2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북부지검 서울서부지검 서울남부지검 부산지검 대구지검 광주지검 등 전국 6개 검찰청이 금융감독원과 공조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8개월간 수사한 결과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우리은행, 대구은행 등은 청탁 대상자 명부를 작성해 전형 내내 ‘특별 대우’를 했다.
하나은행은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서류를 합격시켰다.
우리·하나·국민·대구은행은 필기 전형이나 면접 전형에서 탈락 대상자의 점수를 수정해 합격권에 들도록 했다.
국민은행에서는 당사자의 청탁이 없었음에도 고위 임원의 딸과 이름과 생년월일이 같은 동명이인이 지원한 것을 채용팀장이 보고 논술점수를 조작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뒤늦게 착각임이 드러나 해당 지원자는 면접에서 탈락했다.
하나은행은 청탁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공고하지 않은 ‘해외 대학 출신’ 전형을 별도로 만들어 불합격자 2명을 최종 합격시켰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부산은행은 시·도 금고 유치 목적의 채용비리가 적발됐다.
1조4000억원 상당의 경상남도 도금고 유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사가 딸의 채용을 청탁하자 점수 조작 등을 통해 합격시켰다.


성별과 학벌을 차별한 사례도 다수 드러났다.
국민은행은 2015년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 남성 합격자 비율을 높이기 위해 지원자 113명의 점수를 올려 불합격을 합격으로 바꿨다.
합격권이던 여성 지원자 112명은 불합격 통지서를 받아 들어야 했다.
하나은행은 2013~2016년 신입 행원 채용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남녀 채용 비율을 4 대 1로 정하고 여성을 다수 탈락시켰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하나은행은 실무 면접에서 합격권에 든 특정 학교 출신 지원자를 떨어뜨리고 명문대 출신을 합격시키기도 했다.


행장부터 실무자까지 채용비리 만연

통상 채용비리 범죄는 고위 임원이 청탁을 받아 이를 실무진에게 지시, 실행하면서 이뤄진다.
하지만 이번 은행권 채용비리는 최고위층부터 실무진에 이르기까지 암묵적·조직적으로 ‘각자도생’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고위층은 주요 거래처나 정·관계 인사로부터, 중간 결재자는 외부 청탁이나 지점장으로부터, 인사부서는 임직원 등으로부터 청탁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에서 이런 현상이 공통적으로 발견된다”며 “채용비리가 고착화한 양상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소자를 은행별로 보면 부산은행이 성세환 전 회장(65) 등 10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대구은행 8명, 하나은행 6명, 우리은행 6명, 국민은행 4명, 광주은행 4명 등의 순서다.
전·현직 은행장 중 구속 기소된 사례는 없다.
12명 구속자는 모두 부행장이나 본부장, 인사부장 등 임원 및 실무진이었다.


성 전 회장은 2012년 11월 시행한 5·6급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 부산시 세정담당관 송모씨로부터 아들 채용을 청탁받고 시험 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인규 전 대구은행 회장(64)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7차례에 거쳐 시험 점수를 조작하는 방법 등을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영주 하나은행장(61)은 2015년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 남녀 합격 비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불합격자 9명을 합격시킨 과정에 개입한 혐의다.
2016년에도 남녀 합격자 비율을 4 대 1로 맞추기 위해 불합격자 10명을 합격시켰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60)은 2015년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조카 등 불합격자 5명을 합격시켰다.
또 2016년 신입행원 채용과 2017년 대졸 공채 과정에서도 은행 간부 등의 자녀를 부정하게 합격시킨 혐의도 받았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부당 개입이 입증되지 않아 혐의를 벗었다.


4대 시중은행 중 마지막으로 수사망에 걸린 신한은행의 채용비리는 서울동부지검의 수사가 끝나지 않아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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