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걸린 3차전’ 가스파리니-타이스, 둘 중 하나는 고별전

OSEN=김태우 기자 한 번씩 천당과 지옥을 맛봤다.
어쩌면 다음 경기가 소속팀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미차 가스파리니(34·대한항공)와 타이스 덜 호스트(27·삼성화재)가 자존심을 건 충돌을 예고했다.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2017-20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승부는 결국 3차전까지 간다.
18일 1차전에서 삼성화재가 장군을 불렀으나, 20일 2차전에서 대한항공이 멍군을 불렀다.
오는 22일 대전에서 열릴 3차전 승자가 현대캐피탈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는다.
역시 키 플레이어는 주포인 타이스와 가스파리니다.

두 선수의 손끝에서 1·2차전 승부가 갈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1차전은 타이스의 독무대였다.
59.18%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31점을 쓸어 담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반대로 가스파리니는 31.82%의 저조한 성공률과 함께 18점에 그쳤다.
2차전은 완전히 다른 양상이었다.
가스파리니(25점)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펄펄 날았다.
반면 타이스(26점)의 공격 성공률은 42.31%에 머물렀다.

양팀 감독 모두 외국인 선수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미 기량을 검증한 만큼 당일 컨디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타이스의 자신감 회복을 리시브와 더불어 3차전 키 포인트로 뽑았다.
2차전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는 자체 평가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도 가스파리니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오히려 성공률 측면에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게 박 감독의 생각이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올 시즌이 계약기간의 마지막이다.
현재 트라이아웃 규정상 계약 기간 연장은 1년만 가능하다.
지난 시즌 입단한 두 선수는 그 기회를 썼다.
다시 팀에 돌아오기 위해서는 복잡한 조건을 모두 극복해야 한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해야 하고, 다른 팀이 지명하지 않아야 한다.
두 선수 모두 트라이아웃에 참가할지 자체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3차전에서 지면, 정들었던 팀과 작별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3차전 전망은 예단하기 쉽지 않다.
신 감독의 말대로 타이스는 경기마다 다소간 기복이 있는 편이다.
1·2차전에 극명히 드러났다.
하지만 박 감독은 “타이스는 블로커들이 잡지 못하면 막기가 쉽지 않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워낙 타점과 힘이 좋아 수비로는 건져 올리기 어렵다는 의미다.
결국 강서브를 통해 타이스와 삼성화재 리시브 라인을 흔들 필요가 있다.

2차전에서 반등한 가스파리니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대활약을 펼치기는 했으나 공격 성공률(42.86%)은 그래도 평소보다 못했다.
삼성화재도 가스파리니의 공격 길목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전술로 1차전에서 재미를 봤다.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지만, 빡빡하게 이어지는 일정이라 변수가 크다.
삼성화재는 큰 공격을 할 수 있는 박철우가 있다.
반면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 외에는 마땅치 않다.
어깨에 걸린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skullboy@osen.co.kr

사진 타이스(왼쪽)-가스파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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